Book : Concrete Island 콘크리트의 섬 리뷰 Review
참고로 이 리뷰는 스포가 가득합니다.
저번 학기 주제였던 J.G. 밸러드의 소설 콘크리트의 섬이라는 책을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리뷰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고 해석한 저의 생각 또한 기록을 남기고 싶어 이렇게 글을 작성합니다.
<리뷰가 아닌 재학중인 학교의 수업방식을 설명하는 글 리뷰는 아래를 봐주세요.>
저희 학과는 매번 큰 틀이되는 주제를 선정하여 그 주제를 중심으로 한 학기를 목표로 합니다. 저번 학기에는 콘크리트의 섬이라는 책을 중심으로 학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읽고, 결말을 봤을 때는 머릿속의 물음표가 가득하였습니다. 제 예상과는 다른 엔딩이어서가 컸습니다. 책을 홍보하는 띠지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무언가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 또한 주인공이 콘크리트 섬을 탈출하는 엔딩을 머릿속으로 그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는 탈출하지 않고 잔류합니다.
처음에는 이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편안한 도시에서의 삶을 버리고, 콘크리트 섬의 잔류하다니. 보통의 현대인이라면 이해가 가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책이 SF소설책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아야 합니다. 이것을 기억하고 다시 읽어보니 주인공의 선택이 어떠한 흐름으로 나오게 되었는지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리뷰 시작
주인공인 "메이틀랜드"는 집으로 향하던 중 교통섬이라는 고가도로가 있는 곳에서 사고를 당하게 되고, 다리 아래로 떨어져 그 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메이틀랜드는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구조를 요청하지만, 러시아워 때문에 그곳에 메이틀랜드가 있다고 생각도 못하고, 눈여겨보지도 않는다. 심지어는 보더라도 외면한다.
메이틀랜드는 그곳에서 탈출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계속 실패를 거듭한다. 그리고 그곳에 존재하는 다른 인물들과의 이야기들을 볼 수 있다.
섬을 그 자신이라 여기게 된 그는 폐차 무더기 쪽의 자신의 자동차를, 철조망 울타리를, 그리고 뒤편에 있는 콘크리트 덩어리를 바라보았다. 고통과 시련을 겪은 장소들과 자신의 육신의 각 부분이 혼동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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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섬이로다."
-알라딘 eBook <콘크리트의 섬>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지음, 조호근 옮김) 중에서
그는 어린 시절부터 혼자만의 삶을 갈구했고, 어른이 된 후에는 캐서린 (아내) 과 헬렌 (애인) 그리고 직장에서의 삶을 각각 완벽하게 분리함으로써 일종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의 도달했듯이, 메이틀랜드는 전반부에는 상처 입은 육체의 각 부분을 섬에 대입해 분할함으로써, 후반부에는 그렇게 해체된 (정신적으로) 자신을 섬의 요소로 재구축하면서 (정신적인) 탈출에 도달합니다.
우리는 처음 글을 읽으면서 당연히 "문명의 한가운데 고립된 생존자가 탈출하는" 정도의 글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말에서 메이틀랜드는 결국 섬을 탈출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반전이라면 반전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탈출은 육체적인 탈출이 아닌 내면세계의 탈출을 의미합니다.
그는 교통섬에서 존재하는 공간을 탐구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탐사하는 여행을 하며, 섬과 동화되어 최종적으로 내면의 세계를 탈출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난 2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
The Body is the Prison of the Soul
육체는 영혼의 감옥이다.
처음 이 책을 다 읽고, 메이틀랜드의 마지막 선택을 이해하지 못 한 이유는 육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이 육체적인 편안함을 제공하는 도시가 아닌 콘크리트 섬을 선택한다는 것은 고작 도시 vs 시골과는 차원이 다른 선택일 것입니다. 비 문명화된 곳, 오지에서의 삶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육체를 벗어나 영혼적 (내면)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메이틀랜드의 선택을 이해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성공한 삶을 사는 백인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내면적인 측면에서의 안정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호접지몽
胡蝶之夢
사실 이건 코의 걸면 코걸이 귀의 걸면 귀걸이 같은 관점에서 가져온 고사성어이긴 하지만... 굳이 말해보자면
콘크리트의 섬은 정신적으로 고립된 실생활(현실, 도시에서의 삶)과 물리적으로 고립된 콘크리트섬을 보여준다. 메이틀랜드는 정신적으로 많이 고립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와중 교통섬에 불시착하게 되면서 물리적을 고립되지만, 정신적으로는 안정을 찾으며 (그가 생각한 ) 진정한 내면세계와 연결됩니다.
어떤 현실이 진정한 현실인지는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통섬을 벗어난 현실(Reality)를 선택하지만, 메이틀랜드는 새로운 현실(Reality)을 선택합니다.
어느 한 쪽이 고정적이고 확실한 가치가 될 수 없으며, 현실에서 장주가 '나'로 존재하는 상대적인 것이고, 꿈에서 나비가 '나'로 존재하는 것도 상대적이다. 이것은 콘크리트의 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떠한 현실이 진정한 현실인 가는 상대적입니다.
호접지몽이라는 고사성어를 가져온것은 미묘하게 은유할 수 있을 것 같아 가져온 거라, 완벽하게 맞는 비유는 아니다. 이 점 참고해주시길 🙏
끝
위에 이미지는 교수님과 주고 받은 이메일이다. 아직 많이 언어가 부족한지라 이런 어려운 이야기를 면대면으로 깊이 있게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항상 이메일로 나의 생각을 보내곤 한다. 그러면 교수님이 감사하게도 하나하나 코멘트를 달아주신다.
😂😂😂
열심히 노력했던 흔적들을 나만 알고 있기에는 아까우니까 앞으로도 올려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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